Philosophy #1
우리는 왜 '자연스러움'에 집착할까?
"삶은 흘러가는 것이라 사진을 찍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장면을 다시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. 인생은 한 번 뿐이다. 영원히." -앙리 까르띠에 브레송
인생의 모든 순간은 한 번 뿐입니다. 그 중에서도 특히 웨딩의 순간은 긴 인생에 비해서는 너무 짧고, 그 시간에 비해서는 어느 때보다 깊고 묵직한 감정을 경험합니다.
그런 자연스러운 순간이나 감정들은 비슷하게나마 연출해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.
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처음 카메라 앞에 선 순간, 약간의 낯설고 어색한 표정이며,
멀리서 오는 친구를 바라보며 모처럼 마음편히 활짝 웃는 얼굴,
어머니의 손을 잡고 괜히 뭉클해져 눈물을 꾹 눌러참는 눈망울과
처음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버진로드 앞에서 느끼는 기대 가득한 떨림,
어색하게 드레스 끝자락을 부여잡은 긴장한 손동작,
단상 위에서 서로 마주보는 확신에 찬 두 사람의 모습,
모든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함께 처음 내딛는 힘찬 발걸음과
조심스레 던진 부케를 간신히 받아들고 환하게 웃는 친구를 보는 표정까지도.
이 모든 순간들은 다시 한번 비슷하게나마 연출해 낼 수 없는, 삶에서 유일한 순간들입니다.
그래서 이제인포토그라피는 그토록 자연스러운 순간들에 집착합니다.
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신랑신부님의 감정과 표정, 조그마한 동작, 두 사람을 둘러싼 관계들에 시선을 집중합니다.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.